목차
- 책 개요 및 작가소개
- 줄거리
- 주요 캐릭터
- 핵심포인트
- 감상

1. 책 개요 및 작가소개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은 2022년 출간된 SF 소설입니다. 얼음으로 뒤덮인 외계 행성 ‘니플하임’을 개척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복제인간, 노동,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문제를 유머와 모험의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미국에서는 2022년 2월 출간되었으며, 이후 속편 《Antimatter Blues》가 이어졌습니다.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은 소설가이면서 의료영상 및 암 연구 분야에서 활동해 온 과학자입니다. 로욜라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고 로체스터대학교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의료영상 관련 연구와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에도 참여했습니다. 과학자로서의 경험은 과학기술을 소재로 삼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배경이 됩니다.
《미키 7》은 2025년 봉준호 감독에 의해 영화 《미키 17》로 각색되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 미키를 연기했으며, 영화는 원작의 설정을 가져오면서도 상당 부분을 새롭게 각색했습니다.
2. 줄거리
※ 작품의 주요 설정과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키 반스는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을 개척하기 위해 우주 식민 탐사대에 합류합니다. 하지만 그가 맡은 직업은 일반적인 개척 노동자가 아닙니다.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는 일종의 소모품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기 위험한 임무를 대신 수행하고 죽는 것이 그의 역할입니다.
미키가 죽으면 그의 기억 대부분을 가진 새로운 신체가 다시 만들어집니다. 말하자면 죽음이 경력의 일부인 셈입니다. 미키는 이미 여러 번 죽음을 경험했고, 일곱 번째 몸인 미키7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탐사 임무에 나갔던 미키7이 실종됩니다. 동료들은 그가 죽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미키8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미키7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한 명의 익스펜더가 존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명의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두 사람의 존재가 알려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미키7은 자신의 복제인 미키8과 함께 정체를 숨겨야 합니다. 한편 니플하임에서는 식민지 건설 자체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인간들은 행성의 토착 생명체와도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미키 개인의 생존 문제는 식민지 전체의 생존과 연결됩니다.
3. 주요 캐릭터
미키 반스
죽음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익스펜더’입니다. 특별히 뛰어난 영웅이라기보다 빚과 여러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위험한 일을 선택한 평범한 인간에 가깝습니다.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 이 인물을 바라보는 핵심입니다.
미키8
미키7이 죽었다고 판단한 뒤 새롭게 만들어진 복제인간입니다. 미키7과 거의 동일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작품의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두 미키를 비교하면서 ‘같은 기억을 가진 존재를 동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
인간이 개척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외계 생명체입니다. 이들의 등장은 작품을 단순한 우주 개척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다른 생명체가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케네스 마셜
식민지 탐사대를 이끄는 지도자입니다. 인간의 생존과 개척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희생을 어디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물로 볼 수 있습니다.
4. 핵심포인트
① ‘나’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미키 7》에서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복제인간 자체보다 ‘동일한 기억을 가진 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누가 진짜 나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인간의 정체성이 기억으로 결정되는지, 육체로 결정되는지, 아니면 기억과 육체로 설명할 수 없는 다른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② 인간의 가치는 생산성으로 결정되는가
미키는 조직에서 철저하게 소모 가능한 노동력으로 취급됩니다. 죽어도 다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목숨에는 일반적인 인간의 생명과 다른 가격표가 붙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노동자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교체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될 때 발생하는 문제를 SF적인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③ SF의 재미와 사회적 풍자
이 작품은 무거운 철학적 질문만 던지는 소설은 아닙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설정을 활용해 블랙코미디와 빠른 전개를 만들어냅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상상력과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SF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5. 감상
봉준호 감독이 이 책을 영화화한다는 기사를 보고,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먼저 읽어보고 싶어 《미키 7》을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공존이라는 측면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그보다 철학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나를 나라고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배의 일부가 낡아 하나씩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된다면, 그 배는 여전히 ‘바로 그 배’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배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이 교체된 뒤에도 여전히 같은 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이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집니다.
《미키 7》은 이 오래된 질문을 인간에게 가져옵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세포 역시 끊임없이 죽고 새롭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세포는 사실상 모두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를 당연히 동일한 사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나 기억일까요?
여기에서 미키7과 미키8의 존재가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두 사람은 동일한 기억을 공유하고 같은 사람의 복제본이지만, 동시에 서로 다른 육체를 가진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미키7과 미키8은 같은 사람일까요, 아니면 서로 다른 사람일까요? 더 나아가 복제된 미키와 최초의 미키 반스는 어디까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기보다,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 답을 생각해 보는 과정 자체가 무척 즐거웠습니다. 《미키 7》은 흥미로운 SF 설정을 가진 소설이지만, 결국 제게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우주 개척이나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보다 ‘나는 무엇으로 나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SF가 단순히 미래의 기술을 상상하는 장르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장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참고: https://books.google.co.kr/books/about/Mickey7.html?id=DRYqEAAAQBAJ&redir_es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