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책 개요 및 작가소개
- 줄거리
- 주요 캐릭터
- 핵심포인트
- 감상

1. 책 개요 및 작가소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20세기 연극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1952년 프랑스어로 처음 출간되고 195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베케트는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오가며 작품을 썼습니다.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의 대표작이자 현대 연극의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작품은 흔히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분류됩니다. 부조리극은 전통적인 연극의 인과관계와 극적 서사를 따르기보다 반복과 침묵, 단절된 대화 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과 삶의 부조리를 표현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역시 뚜렷한 사건의 진행이나 결말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한적한 길가의 나무 한 그루를 배경으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인물이 등장해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립니다. 국내에서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으며, 이 판본은 오증자가 번역했습니다.
2. 줄거리
※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와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한적한 길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바로 ‘고도’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고도가 정확히 누구인지, 언제 오는지, 왜 기다리는지조차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투기도 하며, 떠나자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 사이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와 기묘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후 한 소년이 나타나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지만 내일은 올 것이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제2막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무에 잎이 생겼다는 작은 변화가 있을 뿐,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여전히 같은 장소에서 고도를 기다립니다. 다시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고, 다시 소년이 찾아와 고도는 오늘 오지 않지만 내일은 올 것이라고 전합니다.
두 사람은 떠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작품은 이처럼 뚜렷한 사건의 해결이나 고도의 등장 없이 끝납니다. 독자는 끝까지 고도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으며, 바로 이 미완결성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3. 주요 캐릭터
블라디미르
두 인물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유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붙잡고 있으며, 두 사람이 왜 그곳에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려 합니다. 에스트라공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에스트라공
블라디미르보다 현실적인 욕구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신발 때문에 고생하고, 먹을 것을 찾으며, 자주 떠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결국 블라디미르와 함께 그 자리에 남습니다. 두 사람의 반복적인 대화와 행동은 서로 의존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관계를 보여줍니다.
포조와 럭키
포조와 럭키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과는 다른 형태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과 노예라는 극단적인 권력관계에 놓여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계 역시 변화합니다. 두 인물의 등장은 작품의 세계가 단순히 두 주인공의 기다림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소년
고도의 소식을 전하는 인물입니다. 매번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지만 내일은 올 것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소년 역시 전날의 만남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확실한 답을 기대하게 만들면서도 그 답을 계속해서 유예하는 역할을 합니다.
4. 핵심포인트
① 기다림과 시간의 반복
작품에서는 시간이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면서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제1막과 제2막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화와 행동 역시 반복됩니다. 이러한 반복은 시간이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② 고도는 무엇인가
베케트는 고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고도를 신이나 구원, 희망, 죽음, 목적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특정한 하나의 의미로 고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도의 정체보다 고도를 기다리는 행위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있습니다. 작품은 인간이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존재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③ 부조리와 인간 존재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인물들은 명확한 목적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대화하고, 기다리고, 서로 곁에 머뭅니다. 이는 삶에 명확한 의미나 목적이 주어져 있지 않더라도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가며 관계를 맺고 시간을 견딘다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작품의 부조리함은 단순히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5. 감상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학부생 시절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저처럼 영어영문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전공수업에서 한 번쯤 접해본 작품일 것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머릿속에 물음표만 떠다녔습니다. 극을 끌어가는 등장인물은 사실상 두 명뿐이고, 극적인 서사도 확실한 마무리도 없습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도 어찌 보면 단순합니다. ‘고도’가 대체 무엇인지,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게 됩니다.
누가 읽어도 비슷한 질문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작품인데, 정작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묘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품을 읽은 지 한참이 지나도,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떠오릅니다. 졸업하고, 취업하고, 꿈을 꾸고,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순간마다 문득 이 작품이 생각났습니다. 나에게도, 또 누군가에게도, 저마다의 순간마다 다른 '고도'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목표일 수도, 성취일 수도, 구원일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향해 가는 순간, 무언가를 바라는 순간, 꿈꾸는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고도를 향한 기다림'의 순간입니다.
20대에 이 작품을 읽었을 때는, 두 인물의 기다림이 실존주의적 절망 혹은 무의미한 반복으로 읽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이 반복성이 오히려 다른 함의를 가집니다. 고도가 도래하지 않은 오늘을 직시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그 부재를 묵묵히 견디며, 내일 다시 기다림을 지속하는 행위는 알베르 까뮈식 '부조리에 대한 반항'에 가깝게 다가옵니다. 살아보니,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나가는 삶이야말로 숭고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에서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되는 작품입니다.
참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6532